조선 어의
맥 하나로 사람을 살리던 손
나의 전생 직업은?
궁 안에서 가장 늦게 잠들고 가장 먼저 깨어 있던 사람입니다. 왕실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들리면 약장부터 열었고, 손끝으로 맥을 짚는 순간 이미 처방이 반쯤 떠올라 있었습니다. 침착함이 재능이었던 전생입니다.
이 성정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. 주변에 문제가 생기면 당신은 당황보다 진단이 먼저입니다. 원인을 짚고 순서대로 해결책을 늘어놓는 그 습관이, 어의였던 시절 수백 번 반복한 처방전 쓰기와 닮아 있습니다.
다만 남을 돌보느라 자기 몸은 뒷전이었던 버릇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. 이번 생에는 가끔 스스로에게도 처방을 내려 보세요. 당신을 챙기는 사람이 당신 자신인 날도 있어야 합니다.